기침이 별거 아니라구요?
콜록콜록 몇개월을 미친듯이 기침을 퍼붓다 보면, 내 온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감기 끝에 찾아온 기침이 한달, 두달, 세달 그렇게 지속적으로 끊이지 않고 나오기를 반복한 지도 언 8년차.
물론 365일 매일같이 이렇게 기침했다간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을 것이다. 해마다 초겨울 시작즈음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감기가 찾아오고 그렇게 몇일 몸살 감기를 앓고 난 후 부턴 기다렸다는듯이 기침이 시작된다.

사람한텐 숨기기 힘든 세가지가 있다는 어느 영화에서 나온 말이 스쳐지나간다. "가난과 사랑 그리고 기침"은 숨길 수가 없다나. 그땐 피식하고 웃고 말았는데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 유치한 영화대사 하나도 허투루 잊히지가 않는다. 사랑.? 가난? 그래 그런건 뭐 워낙 추상적인 거니까 의견이 분분할 순 있겠지만 인체의 방어기전으로서의 증상인 제체기와 기침은 정말로 숨기기 힘든 행위는 맞다.
기침과 제체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까? 불시에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와버리고, 참으려하면 더욱 센놈이 도사린다. 제체기는 두상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강력한 방어기전이라면 기침은 입을 통해 내뱉는 것 같아도 실상은 전신으로 내뿜는 것과 같다.
겉기침이면 몰라도, 적어도 속기침은 저 깊은 어딘가에서부터 시작해서 복근에 힘이 들어가고 갈비뼈가 오그라들며 강력한 숨이 내뿜어지기때문에 실제 기침을 오래하면 몸살이 나고 온몸이 근육통에 시달리며 심지어는 갈비뼈에 금이가는 골절까지 입게 된다. 내가 바로 그 대상이였다.

기침으로 몸에 좋다는 온갖 약을 써보고, 명의란 명의도 다 찾아다녀보고 양약 한약 할 거 없이 닥치는대로 먹었고 정말 안 해 본게 없었다. 물론, 지금도 기침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나의 증상은 해를 거듭할 수록 데이타가 쌓여서 그런가 첨에는 도통 언제 왜 기침이 나는 지 조차 모를 정도로 무분별하게 났었지만, 지금은 나름의 패턴이 생겼다. 그렇게 내게도 몇년간을 동일하게 기침이 반복하다보니 당연히 경험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
만성기침의 원인은?
우선, 나의 경우는 가장 확실한 외부 요인은 찬공기와 스트레스였다. 동일한 온도여도 다른 계절엔 거의 하지 않지만 겨울은 늘 예외가 없었다. 한번은 한여름에도 미친듯이 기침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땐 아마도 독감 후유증으로 인한 기관지염이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그 이후엔 단 한번도 겨울외의 계절에 기침이 발현 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 기침은 뭔짓을 해도 한번 시작하면 정확히 3개월을 미친듯이 기침을 해대야 끝이 난다. 결론은, 내게 차가운 겨울 공기는 어느순간부터 무서운 존재가 되었고 단순히 온도가 차서가 아니라, 온도차가 나거나 차가운 바람이 입으로 흡입될 때 주로 기침이 잦았다.
똑같이 조금 낮은 온도의 공간이여도 공기가 차 안이나 방안처럼 갇힌 채 아무런 바람의 영향이 없으면 기침이 안나온다. 이와 같은 원리라면 한여름에 에어컨 앞에서 찬바람을 쐬면 기침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원인이 맞는 듯하다.
가령 24도의 같은 온도여도 여름의 에어컨바람으로 맞춰둔 24도의 온도와 겨울철 24도에서의 공기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듯하다. 동일한 온도여도말이다.

또한, 나의 사례를 비춰보면 기침은 찬공기의 흐름이 있을 경우, 즉 미세하게라도 바람의 형태로 입안으로 들어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할 때 기침이 유발 되는 것은 분명하다.
결론은, 단순히 온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찬바람이 부는 공간에서는 마스크로 입을 가리거나 손으로 입을 막아야만 기침이 덜하다. 나는 이와 같은 나의 기침이 나는 패턴을 알기까지 너무 혼란스러웠고 기침의 원인을 찾기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누구나 그러하듯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상황이라면 낫기위해 몸부림 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만성기침에서 천식에 이르기까지
처음, 기침을 세네달 내리하다 동네 병원에서 큰병원을 가보라고 권유하여 대학병원을 통해 내가 천식임을 알았다. 그런데 지금도 그렇지만 아무리 흡입기를 쓰고 약을 먹어도 전혀 차도가 없고, 흔히들 말하는 쌕쌕소리도 없어서 나는 천식을 오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천식검사를 통한 수치 확인시 천식이 맞다고했고 천식약과 함께 다른 기침을 일으키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후비루(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것)과 역류성 식도염 관련 약까지 함께 처방하여 장복해봤으나 기침은 보란듯이 더 나댔다. 나는 더이상 병원을 신뢰하지 않았다.

한번은 엄마가 면역주사라는 게 있는데, 이걸 맞으면 특정 상황에서는 기침이 안나오게 한다며 TV의 유명한 호흡기 전문 선생님이 말해주었다며 메모한 것을 보여주셨다.
'명의'라는 TV프로그램에서 만성기침과 면역주사를 주제로 한 방송이 나왔던 모양이다. 해마다 기침으로 폐병 환자처럼 거의 숨넘어갈 듯 한 기침을 해대는 딸래미를 보는 부모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을 것인가.
부모님이 기침을 낫게하기 위해 내게 해주신 그 모든 정성과 사랑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양약이 안듣자, 비싼 한약을 해다바쳐도 낫질 않으니 기침과 천식에 좋다면 온 숲을 헤집어서라도 까마중을 구해오시고, 개복숭아며 맥문동 나한과등등..뭐든 나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구하시길 마다하지 않으셨다.
매년 산도라지를 일일히 덖어서 도라지청이나 정과를 만들어주시고, 사도 그만인 홍삼을 직접 만드신다고 해마다 인삼축제를 찾아다니며 인삼을 사다 아홉번을 찌고 말리시며 그 수고로움을 오로지 나를 위해 감수하셨다. 지금도 엄마는 매년 소꼬리와 우족을 달여 기침으로 망가진 내 체력을 보충해주신다. 그 수없는 노력에도 나는 모두의 바램과는 달리 아직도 기침을 달고 산다.

나는 TV를 보신 엄마의 부탁대로, 신촌의 한 대학병원으로 명의를 만나기위해 예약을 했고, 몇개월을 기다리며 그래도 면역주사라는 것에 나름의 기대를 가져보았으나 역시나 소용없었다.
그것은 알러지비염 환자들 처럼 특정 알러지 항원에 반응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그 알러지를 대항하기 위한 면역제를 투입하는 것이라, 알러지가 아닌 일반 천식환자는 해당이 없는 치료법이라했다.
그래도, 명의 선생님을 통해 얻은 것도 있었다. 내가 정확히 '원인불명의 기침형 천식'이라는 것과 이 병은 완치가 없어 평생 흡입기등의 치료를 하며 살아야한다고 했다. 덧붙여, 4계절이 없어 면역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며 따뜻하고 습한 나라로 이민 갈 것을 권유받았다. 즉, 동남아 같은 곳에서 살면 자연스레 낫는다 했다. 고온다습하면 절대 기침이 날 일이없어서란건가? 이 무슨...
적어도 8년간 기침으로 고생해 본 내가 내린 결론은 최대한 기침의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찬바람을 최대한 피하고 늦가을부터해서 감기가 걸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기침은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기에 최대한 기침을 일으킬 만한 원인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겠지만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주는게 제일 좋고 특히나 100도로 끓이는 가습기가 도움이 되기는 했다. 추후, 기침을 정복하게 되는날 완치 일기를 꼭 쓰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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