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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및사회

국가가 전 국민에게 매달 공짜 월급을 나눠 준다면?

by Re_born 2023. 10. 23.

 

알래스카 영구기금

미국 알래스카주 사람들은 매년 10월을 기다린다. 10월마다 주 정부에서 모든 거주민에게 한 명당 100~200만 원의 돈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이는 알래스카 주만의 아주 특별한  형태의 자원기금 때문인데 이 무렵이 되면 각 도시의 쇼핑몰이 사람들로 붐비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이라고 불리는 자원기금 덕분인데,  이 돈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알래스카는 석유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석유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기금을 만들어 1년에 한 번씩 거주민 전체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영구기금제도이다. 석유자원 수입에 대한 일종의 배당금 형식으로 보인다.  기금 자체가 어차피 알래스카 주에서 추출된 가스와 석유로부터 얻은 수익으로 재원을 만든 것이고 이를 기금의 형식으로 모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1974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알래스카 주지사였던 제이 해먼드 Jay Hammond는 '석유는 정부나 일정 기업의 독점이 아닌 함께 이 땅을 공유하고 사용하고 있는 알래스카 주민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제도를 추천했다고 한다. 

 


기본소득제

알래스카의 영구기금제도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떠올리게 한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직업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한 현금을 규칙적인 간격으로 나누어 주는 제도를 말한다. 기본소득제는 이와같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나눠주어야 하고 정해진 금액을 일정비율로 동일하게 나눠야 하며 기타 다른 복지소득과는 별개로 중복보장이 가능하도록 해야 사회 전반적인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이처럼 기본소득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4차 산업혁명 때문이다. 미래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되면 인간은 생계를 유지할 일자리와 소득을 갖지 못할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따른 문제들로 하위 계층이나 일부 직업층들의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며 이를  임의로 소득지급자의 기준을 정하고 검수하고 골라내는 시간과 비용 등의 여러 문제들로 보편적이고 공정하게 일정한 비율로 나누어 지급하는 방식을 건의한 것이나 여러 문제들도 함께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제도이다. 어쨌든 변화에 따른 축소된 직업과 소득감소등의 문제로 국가가 기본 소득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본소득제 도입 찬반 논란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도 알래스카처럼 기본소득제를 도입할 수 있을까? 찬성과 반대 여론이 팽팽하게 부딪히는 중이다. 이 문제는 대선때 일부 정치인의 주요 공약이기도 했다. 직업과 소득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일정한 현금을 공동으로 나누자는 이 기본소득제는 여러 가지 찬성의 입장에서는 취약계층을 추려 도와주는 지금까지의 복지제도보다 기본소득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취약계층을 추리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복지제도는 사각지대가 매우 많다. 인력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공무원들도 일일이 취약계층을 파악하기가 힘들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실제 취약계층들이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실상은 혜택을 못 받는 사례들이 부지기 수였다.  이렇듯 그 대상을 고르고 선정하는데 많은 시시비비가 있기에 아예 공동으로 지급하다 보면 실제 취약계층을 법안으로 끌어들여와 포용이 가능할 것이며 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 보다 의욕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반대의 입장에서는 세금을 거두어 만든 나랏돈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기본소득금액이 정말로 꼭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간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중산층 이상의 국민에겐 티도 안 날뿐더러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 또한 만만치가 않다. 전 국민 모두에게 매달 기본소득을 30만 원씩만 나누어 주어도 한 해에 186조가 들어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돈은 우리나라 보건, 복지, 고용 예산을 다 합친 금액과 비슷하다. 또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다 보니 정작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을 돕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이 사람들이 나태해지고 근로 의욕이 떨어져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까지 국가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나누어 주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지금의 현실보다 더 빠른 부익부 빈익빈 시대가 도래될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불가피하게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현실을 조금 더 직시하고 빠르게 대처하려던 정치인의 주장처럼 전 국민이 공짜월급을 받는 세상이 올 것인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