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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및사회

한국 경제의 역사를 뒤바꾼 최대의 위기는 언제였을까?

by Re_born 2023. 10. 19.

1997년 외환위기.

 

1997년 11월 22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부총리가 세계 경제 안정을 위해 일하는 국제기구인 IMF(국제통화기금)에 자금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국민은 깜딱 놀랐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경제 역사상 최대의 위기였습니다. 정부가 IMF에 구제금융(국민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기업이나 국가에 자금을 빌려 주는 것)을 신청해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IMF외환위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IMF에 지원을 요청할 당시 우리나라가 외국에 진 빚은 1,500억 달러가 넘었는데, 외환보유고(비상시에 대비해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에 있는 외화는 채 40억 달러도 되지 않았습니다. 1980~1990년대 초까지 눈부신 발전을 이어가던 한국은 어째서 이런 위기에 빠졌을까요? 당시 한국의 많은 기업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늘리며 몸집을 불리기 위한 사업을 펼쳤습니다. 자연스럽게 해외에 많은 빚을 지고 있었죠. 정치권과 기업이 부정한 방법으로 기업에 과도한 대출이나 투자를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은행이나 투자회사가 해외에서 자금을 1년 이하의 짧은 기간으로 빌려 온 다음, 기업에 높은 금이를 받고 대출을 해주었습니다. 그런 와중 1997년 여름 이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줄줄이 나빠졌고 한국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의 조짐이 보이자 외국의 금융회사는 우리나라에 빌려주었던 돈을 빼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악조건이 이어지며 1997년 11월에 외환보유액이 바닥났고, 심각한 위기 속에서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습니다. IMF는 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기업의 구조를 바꾸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금리를 올릴 것을 요청했지요. 대출 금리가 오르자 IMF체제가 시작된 1997년 12월 한 달 동안 서울 지역에서만 무려 1226개의 기업이 부도를 내며 쓰러졌습니다. IMF 구제금융을 받는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기업 30개 중 17개가 무너질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살아남은 기업들도 각종 퇴직제도로 직원을 대규모 해고하며 인력을 줄였고 실업자 숫자도 늘어났습니다. 민간에서는 국민이 가지고 있는 달러를 은행에 예금하거나 금 모으기 운동을 하며 힘을 합쳤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한국은 외환위기의 그림자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12월에 마침내 외환위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는 대통령의 공식 발표가 있었고, 2001년 8월에는 IMF에서 빌린 195억 달러를 전액 조기 상환하면서 마침내 IMF 체제에서 졸업했지요. 우리나라는 예상보다 빠르게 외환위기를 벗어났지만 그 후유증도 컸습니다. 많은 회사가 문을 닫거나 외국 기업에 넘어가면서 실업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크게 늘었고, 노동자를 해고하는 게 쉬워지면서 공용 안정이 떨어졌습니다. 해고가 쉬워지고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노동자가 크게 늘어나며 고용이 불안정해졌고, 이 과정에서 중산층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무너졌죠. 이처럼 IMF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심각해지는 문제를 낳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