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성기
네온사인이 빛나는 일본의 화려한 밤거리를 보여주는 사진은 놀랍게도 1980년대의 모습입니다. 사진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 약 40년 전 일본 경제는 장밋빛 시대를 맞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전 세계 경제대국으로 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최대 호황을 맞았습니다. 당시 세계 45대 기업 중 39개 기업이 모두 일본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그들의 제조업과 기술은 실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했었습니다. 이때 도요타나 닛산등의 일본 자동차들도 최대 호황을 누렸었지요. 이렇듯 무역에서 항상 흑자를 기록해 미국의 견제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때 일본 정부는 미국의 견제 때문에 경기가 나빠질까 우려해 중요한 조치를 내립니다. 1985년 5%였던 금리(이자율)를 1987년 초까지 2.5%로 내린 것이죠. 이자율이 내려가자 기업들은 너도나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사업 규모를 늘렸고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급등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으며 개인도 대출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늘렸습니다. 덕분에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 다 못해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버블경제
1987~1990년 사이에 일본의 6대 도시 평균 땅값은 3.7배로 올랐습니다. 당시 도쿄 번화가 지역의 땅을 전부 팔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체를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자산 가격 상상은 기술 개발이나 생산 능력의 발전 덕분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정자산이나 시장의 가격이 현실과는 다르게 너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상태가 이어졌으며 맥주를 잔에 따르면 그 위에 거품이 끼듯, 실질적인 경제성장이 아니라 자산 가격에 거품이 낀 것에 불과했지요. 이처럼 경제가 생산 능력이나 실물 부분의 성장보다 과대평가되었을 때, 거품이 끼듯 자산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을 '버블경제'라고 합니다. 이때 투자자들은 더 많은 돈들을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여 더 과도한 가격상승을 부추기게 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버블경제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가끔 일어나는 일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가격이 집 한 채만큼 비싸졌던 '튤립버블'이라는 사건이 있었고,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IT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아져 관련 주식 가격이 엄청나게 오른 '닷컴버블'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버블은 맥주 거품이 꺼지듯 언젠 가는 사라집니다. 마치 신기루와 같이 말입니다. 애초 그러한 가격형성이 될수 없는 것들이 너무 높게 책정되어있다 보니 괴리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부동산과 주식 가격 상승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자 이를 걱정한 일본 정부는 1989년부터 대출을 규제하고 금리를 2.5%에서 6%까지 올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일본 경제는 빠르게 무너졌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산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갚아야 할 대출 이자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나자 집과 주식을 팔아 치웠습니다. 누구라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음이 짐작됩니다. 1991년 이후 일본의 땅값은 계속 떨어져 주거용 토지의 경우 그 가격이 원래의 50%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일본인들은 경기침체에 소비 역시 줄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기업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대출 이자가 늘어 안 그래도 어려웠던 기업은 상품이 팔리지 않자 하나 둘 부도가 났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이처럼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일본에서는 10년 이상 이어지는 기나 긴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습니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이어진 일본의 장기 불황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이라 일컫기도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일본은 디플레이션과 실업률에 시달려야 했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어 모든 시스템이 위축되었습니다. 이렇듯 어려운 경기상황은 중장정부나 중앙은행이 나서도 한동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오랫동안 일본인들에게 아픈 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여러 정책과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타계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으며 그로 인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적인 문제가 아니라도 여전히 고연령과 노동력 감소등의 문제로 일본의 경기침체와 성장 둔화는 장기화되고 있으며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말하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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