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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및사회

"잘 살아보세"라는 말대로 우리는 행복해졌을까?

by Re_born 2023. 11. 5.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1970년대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던 새마을 운동의 주제가 '잘 살아보세'의 가사다. 새마을 운동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이루어지던 농촌 운동을 말한다. 시작은 농촌에서 시작했지만 사실상 전국으로 퍼지며 전쟁으로 폐허 되었던 국가를 일으키기 위해서 국민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았던 그 시절 이야기다. 6.25 전쟁 직후 한국은 선진국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였다.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가 최초로 기록된 1953년, 한국의 GDP는 477억 4,000만 원에 불과했다. 1960년부터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 덕분에 가난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는데, 정부의 적극적 경제성장 정책과 국민의 협조 덕분에 한국은 빛나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만한 가히 놀라운 업적을 집어삼켰다. 2018년 우리나라의 GDP는 1,893조 원으로 1953년에 비해 무려 3만 9665배 증가했고 GDP순위도 세계 10위권에 자리 잡았다. 우리의 삶과 수준이 높아진 만큼이나 위 노래의 가사대로 우리는 '잘'살게 되었을까?

 

GDP와 행복지수

가난했던 시기에 비해 객관적으로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통계도 존재한다.

가슴아프게도 2020년 한국의 자살률은 OECD 1위를 기록했고, 상대적 빈곤율도 37개 회원국중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GDP가가 올라갔는데도, 국민이 살기 어려운 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GDP가 삶의 질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GDP는 한 나라의 경제규모를 의미하지만, 그 나라의 소득분배 정도가 얼마나 고른지는 알려 주지 못한다. 반 평균이 올라갔다고 해서 학급 학생들의 성적이 고르게 올라갔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자본주의가 가져다준 어두운 단면인 부익부 빈익빈이 어디에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GDP는 가사활동의 가치나 여가의 가치등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활동의 가치는 파악하지 못한다. 생산 활동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해 사람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GDP가 증가하는 일도 생긴다.

 

경제 규모가 아닌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중장으로, 유엔개발계획 UNDP의 인간 개발 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 SDSN가 발표하는 세계행복지수 등이 만들어졌다. 이 지표들은 국가 소득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 건강, 환경, 안전, 일과 삶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2019년 GDP 1위 국가인 미국은 행복지수에서 19위, 2위인 중국의 행복지수 순위는 93위였다. 같은 해 GDP 10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 역시 행복지수 순위는 54위에 그쳤다. 반면 행복지수의 상위권은 주로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의 복지국가가 차지했다. 일정 수준까지는 경제력이 나라의 행복 수준을 결정하지만, 반드시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경제 규모는 간단한 숫자로 파악 가능하지만,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돈이 많다고 정말 행복한 건지. 삶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해서 사는 게 행복한 건지 아무도 모른다.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통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붐이 되고 힘이 되었던 노동요의 가사처럼 '잘 살아보세'라는 말의 의미를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해 볼 때다. 일과 삶의 윤형,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위해 국가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경제공부中 발췌.